돌고 돈다.

lifelog 2015. 10. 22. 13:06



1.

인도를 여행하던 당시에는 이상한 일들이 많았다.

몇년이 지난 지금엔,

더럽고 거지같았던 기억은 해프닝으로,

황당했던 기억은 인크레더블로,

뒷통수를 때렸던 기억은 어메이징으로,

나름 그럴듯하게 미화되었다.

앞뒤 얘기는 다 빼고 오늘 갑자기 떠오른 부분만 이야기하면,

바라니시의 마니까르니까 가트 화장터에서 만난 눈이 쑥 패여 당장 내일이라도 돌아가실것 같던 할머니는 이런 얘기를 했었다.

"최고의 윤회는 내세가 없는거야. 삶은 고통으로 가득하니까."

이 얘기가 왜 떠올랐냐면,

오늘 만난 브라질리언 광고기획자가 이런 말을 해서.

"지금의 행복이 언젠가는 끝날거에요. 모든 행복은 지속되지 않죠. 그러니까 당장 내일 죽을 것처럼 우리 놀아요."

하하하


간만에 만난 카이피리냐와 정신을 잃기 직전에 헤어졌다. ㅡ_ㅡ

역시 카샤사는 무지막지하다.



2.

요즘 스윙을 배우고 있는데 지난 주에도 클래스가 있었다.

저녁을 함께한 Y를 데려갔다.

스윙은 같은 이름을 가진 오래전 Y의 취미였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흠뻑 땀흘리고 나와 에일 한잔 후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Y를 기를 쓰고 거절했다.

일생 가장 많이 나를 집에 데려다 준 사람도 Y였던 것 같은데 남은 생에는 아마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올해 통이 넓은 바지가 다시 유행이라던데

삶도 유행처럼 돌고 도는 것인가,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했다.

 


3.

J는 아이돌의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았다.

기를 쓰고 어려보이는게 맞을지,

어른스럽게 도도하고 있는 척을 하는게 맞을지,

고민이라 했다.

지난번 홍콩에서 나도 그랬다.

공감한다. ㅋㅋㅋ



4.

내일은 10시간 비행이 있다.

트랜짓이 한번 있는데 보니, 크리스네 동네다.

몇해전 인천발 스트라스부르로 가던 때 비행기 옆 좌석에 앉아 친구가 되었던 독일녀석인데 나중에(1년이나 지나) 알고보니 47살이나 드신 보쉬의 임원이셨다.

촌스런 내게 이 항공사는 포트와인이 괜찮다며 식전주로 추천을 하던걸 계기로 거의 8시간 넘게 떠들었을만큼 재미있었던 시간이 있었다. 

올초 상해서 우연히 만나고는 연락이 뜸했는

메신져를 보냈더니 트랜짓하지 말고 그냥 내리란다. 벨린까진 태워주겠다고.

우린 여전히 친군데.. 생각해보니 우리 이모랑 몇살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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