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튀니지] Cast an Anchor to Windward > 2000년 전의 바람이 부는 곳,,, Dougga. - #2

travelog/Tunisia 2011. 1. 26. 23:56


지난 2006년 미국의 스티븐 콜버트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해서
___실제로 뉴욕타임즈에서 기획기사까지 실렸었다.___
 결국 그해 사전출판사인 메리엄-웹스터에 의해 올해의 단어에까지 오른 truthiness.

비약을 좀 보태서 이 단어만큼 여행을 잘 표현하는 말이 있을까 싶다.
truthiness, 사실에 근거하지고(이 부분이 비약이 되겠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진실로 받아들이려는 성향.


모든 여행자에게 자신의 여행은 특별하며,
비범하고, 아름답다.

또 여행은,
뭇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무수히 잊어버리고 사는 엄청나게 많은 기억들 위에 서있다.
그 짧은 기간안에 오는 일들은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모두 기억하고 추억하며 살게 하거든.

하지만 여행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사실 진실이기도 하다.
물론 truthiness에서 truth가 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포함한 여러 일들이 벌어져야 한다.

근데 이 동네는 이상해.
그 지루하고 초조한 시간을 견뎌내는 과정없이 그냥 믿게 만들어 버리거든.

모두 우리를 좋아하네...?


버스정류장 아저씨는 묻지도 요청하지 않아도 가방을 들어주고 맡아주고,
두가 유적지까지 데려다 주고,
퇴근시간이 넘어서도 우리 돌아올때까지 기다려주고.
정류장 앞 가게 아저씨는 자꾸 이것저것 먹어보라며 초콜렛, 과자등을 집어주느라 정신이 없다.(첨에는 사먹으라는 줄 알았다)
가만히 길에 서 있으면 수줍게 핸드폰을 들어 나를 찍어도 되냐 묻는다, 수없이..
마주치는 사람마다 통화가 안될 것이 뻔한데 전화번호를 계속 묻고,
꼬깃한 종이 위에 튀니지 시골마을 집주소를 자꾸만 적어준다. 불어도 아니고 아랍어로..
익숙치 않은 과잉 관심에 괜스레 민망해져,, 시선 둘 곳이 없어 아이들을 바라보니
큰 소리로 '쎄쎄쎄'를 한다, 쳐다볼때마다 노래소리가 점점 커진다.
같이 사진 찍을래?하니 기다렸다는 듯 우르르 달려와 품에 안긴다.
대여섯 이상의 무리들이
내가 왼쪽으로 달리면 모두 왼쪽으로 따라오고, 오른쪽으로 달리면 오른쪽으로 따라온다. 지그재그 달리기장난치고 싶게..ㅋㅋ
그런데 이런게 무섭고 싫지 않은 건 순진하고 순박한 이 사람들 때문이다.
걷다가 뒤돌아 보면 우리를 구경하던 사람들이 모두 딴청을 피운다.
우리가 말을 걸어 줄때까지 수줍게 기다리거나, 그 중 용기 있는 누군가가 대표로 수줍게 다가오는.. 뭐 그런방식이다.
하하하

수도 튀니스는 서유럽 세트장에 동유럽 사람들이 앉아 있는 듯한 분위기였는데
불과 150km정도쯤 밖에 안 벗어났는데 마치 국경을 넘어 온듯한 이 분위기,, 뭘까?

어색하지만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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