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일 vs 어려운 일

lifelog 2015. 10. 12. 13:32



1.

2015 노벨 문학상은 벨라루스 작가가 받았다.

종일 이 생각을 하고 있다가 퇴근하고 집에 오자마자 G에게 전화했다.

2번이나 걸고나서야 녀석이 연결되었는데 쉴새없이 종일 하고 싶던 말을 했다.

E : 하루키가 노벨상을 달라고 한 적은 없잖아,

    그런데도 매번 이름이 거론되었는데.. 이 사람 기분이 어땠을까?

G : 누가 보면 하루키가 니 친구인줄 알겠어, 그가 그렇게 좋아?

E : 아니, 그가 좋다기 보다 그냥 감정이입이 되네. 게다가 IQ84는 아직도 다 읽지도 못했다고.. 도저히 진도가 안나가.

    그보단, 하루키도 기대하지 않았을까? 내 것인줄 알고 있다가 어떤 확신 한줄을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G : 이 할아버지 여전히 끝내주는 글들을 아직도 전성기인양 쏟아내고 있기는 하지.

    그치만 노벨스러운 글을 쓰고 있진 않잖아?  

E : 그런 생각이 들었어. 200% 확신이 있더라도 밖으로 감정을 내보이는 일이 점점 힘들어 질거라고..

    가진게 많아져서, 아니 그렇다고 생각되서.

G : 하하하 사랑하는 수다님 며칠 뒤 얼굴보고 오래오래 얘기합시다.


그러고 보니, 베를린은 5시다.



2.

S는 사모펀드에 2년여가량 있던 전력이 있다.

모든 일을 다 경험해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3.

갑작스런 자금 경색으로 맨해튼에 구입한 맨션의 클로징을 미뤘다고 했다.

나름 외국인 투자에 관대한 지역이라지만 2008 이후론 이 동네도 모지기 빼는게 널널하지 않으니까.

다만 지인이 이런류의 문의를 해오면 당황스런거지.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설명하는게 쉬운지,

심플하게 밑도 끝도 없이 거절하는게 쉬운지,

재봤다.



4.

단언컨대,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쉬운 방법은 그게 돈으로 원만히 해결될때다.

마음을 얻어야 한다던가,

날씨를 바꿔야 한다던가,

성별을 바꿔야 하는것보단 쉽지 않나.



5.

나폴리식 피자에는 나름의 등급이 있다는데 저녁을 먹으며 이 흥미로운 피자역사를 듣게 되었다.

스토리를 좋아하는 내 취향과 딱 맞아 떨어지는,,

부담스러운 눈빛을 늘 날려대는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닌 이 이탈리안 친구와 친해진데는 이 녀석의 늘 흥미진진한 대화법에 있다.

답례로 한국에도 강화도에 가면 화덕에 고구마 피자를 구워파는데 역사는 없지만 대단한 맛이라 귀뜸해주었다.


간만에 일과는 상관없는 유쾌한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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