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늘 가지고 다니는 것들

lifelog 2016. 5. 21. 16:01



낯선 환경을 동경하기도 하기만 동시에 익숙한 것을 편애하는 이상한 성격덕에

평소에 들고 다니던 것들을 집에서 몇천마일도 넘게 떨어진 곳까지 주렁주렁 달고 왔다.


생각해보니, 예전엔 아무것도 안 들고 다녔던것 같다.

여행을 가도 가이드북도 없고 지갑도 없어서 지폐랑 동전을 꼬깃꼬깃 주머니에 찔러넣고 다니고

심지어 토레스 델 파이네엔 카메라도 안 가져갔었는데...


그런데,

뉴욕에 살면서부터 이것저것 주렁주렁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매일 이사를 다니는 것처럼.

익숙한 물건을 곁에 두고 안심하는 것,은 새로 생긴 습관 같다.


오늘 오랫만에 만난 오랜 친구녀석과 빠리행을 모의하면서 녀석의 '왠 가방이냐'는 질문에 

까페 테이블에 가방 내용물을 쏟아놓고 새로 생긴 습관에 대해 생각해봤다.  

생각보다 많구나.


1. 아이패드나 아이폰 그리고 뱀부 스파크 그리고 가끔 롤키보드 

   > 휘발되는 기억들을 붙잡으려 죙일 메모 중, 미국을 벗어나면 애플을 모두 정리하리라...

2. snow peak의 울트라라이트 우산 > 이보다 가벼운 걸 아직 못찾아 쓰는데 펴고 접을 때 진짜 골때림.

3. 레몬즙과 텀블러 > 트레이너가 매일 레몬 1개를 짜서 병에 담아주면 그걸 물에 타서 죙일 마시고 다녔는데 

                          퍼스널PT 중단한 후로 얘도 같이 중단.

                          미인은 부지런해야 되는 듯,,이게 미인이 못 되는 이유인가..

4. 비판텐과 슈에무라 립스틱 > 입술이 찢어 질때마다 입이 크려고 그런다는 소리 지겹게 들었는데 그럼 지금 내 입은 대체 얼마만해야 하는..

5. 청인유쾌환 > 신경이 곤두서는 PT가 있는 날은 꼭 목이 가니까.

                    제발 한번에 많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라...

6. 베네피트 헬로우플로리스 > 잘 안쓰는데 뺄까...

7. BeoPlay H6

8. 요시삼라 폴더플랫

9. 접으면 카드보다 약간만 큰 삼단지갑

10. 더 로우 썬글라스

11. 킨들 페이퍼화이트

12. 명함

13. 치약과 칫솔



앗, 펼쳐놓은 사진을 안찍었네 ㅡ_ㅡ


가지고 다니는 물건이 요즘의 그 사람을 대변하는 것 같다.

시대가 바뀌어 책이 킨들로 바뀌고 다이어리도 펜도 필요없어진 대신 새로나온 이런저런 신기한 것들로 가방을 채우고 있기도 하고,

빈손으로 다니던 나에게도 소유가 생겼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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