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으로

lifelog 2015. 10. 21. 12:16



1.

며칠 뒤 일정때문 화려한 구두 쇼핑이 필요한 참이었는데,

바쁘기도 하고 귀찮은거지,


생각해보니 쉽게 가는 방법을 알고 있다.

S에게 물었다. ㅋㅋ


'딱 한군데만 갈거야. 어디로 갈까?'

"음.."

'이탈리아 그 따위 얘기는 하지말자,, 

 땅속에서 꺼냈다는 너의 그 실바노 라탄지 같은거 말고 10분이면 충분한 쇼핑을 추천해봐 토박이'

"sergio rossi"


그러고 보니 남자에게 물었다.

이 동네와 너무나 어울리는 메트로섹슈얼.


난 위버섹슈얼이 좋은데.



2.

자전거 기어를 바꿀때마다 거슬리는 소리가 들려 이 동네에서 제일 잘한다고 자부하는(지 입으로) 샵을 찾아 브롱스까지 갔다.

생각보다 수리비가 비쌌는데 하루 지나고 나니 또 다른 소리가 난다. 덴장.

그래도 안장 잘 묶는법 가르쳐준건 고맙게 생각한다.



3.

지난주말 볼티모어까지 빨리 가고 싶어 직접 운전을 했다.

그런데 마구 헤매서 6시간이 걸렸다. ㅠㅠ

그래도 가을이다, 가는 길이 끝내줬다.

그리고 당신을 봤으니까.



4.

집에서 걸어나와 첼시 방향으로 한블럭 올라가면 있는 빵집의 베이글은 그냥 먹어도 맛있다.

근데 내가 갈 수 있는 시간엔 늘 문이 닫혀있다.

회사에서 걸어나와 렉싱턴 방향으로 잠깐 가면 있는 푸드트럭의 핫도그는 어떻게 먹어도 맛이 없다.

맥놀리아 바푸, 르뱅의 쿠키,,등 소문만큼 맛있지 않은 것들을 보며 도미닉의 크로넛은 시도도 안 했는데 역시나..

빵은 며칠 뒤 유럽에서 먹자.

그나저나 크로넛 50개이상 선주문 하면 줄 안서도 되는데,,

이 덤투어리스트 같은 짓이란;;;



5.

집 근처 자주가는 아이스크림 가게 grom.

며칠전 이젠 그만 가야겠다 생각했다, 날씨가...

감기기운이 돌아 비타민과 홍삼을 들이부었다.



6.

5분거리 모퉁이에 있는 코인런드리에 빨래를 집어넣은 다음 기다렸다가 바로 가져가려고 밖으로 나와 길바닥에 앉아 책을 읽는데

과하게 풍만한 아주머니가 말을 건다.

'바구니에 둔 가죽재킷은 클리닝 맡길거야?'

"아뇨, 쟤는 레자라 걍 닦으면 되는데 빨래에 섞여 딸려왔어요, 다시 가져갈거에요"

'근데 너 처음본다?'

"세탁을 직접하러 나온게 처음이라;; XXX에 산지는 좀 됬어요!" 

'그 맨션 지하에도 런드리 있어....'

"ㅡ0ㅡ"



7.

일상을 한쪽으로 치워두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밤엔 차근차근 이런 생각들을 했다.


내일 오후엔 비효율적으로 멍때리고 앉아 커피도 한잔해야지.

그리고 편지도 써야지.



8.

원래가 대체적으로 비효율적인 삶인듯.

종신보험, 연금.. 등 일찍이 몽땅 때려넣어 다 끝내놓고는 다른 땅에서 살고 있기도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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