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28

lifelog 2016. 3. 28. 11:52



1.

기차를 놓치고

로마의 먼지 휘날리던 길 바닥에서 만난 5살 연상의 그는, 

작은 키에 통통한 몸매에도 불구,

도자기 같은 피부와 멋진 미소를 내세우며 외모부심을 부렸었다.

황당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기차도 놓쳤고 할일도 없어 얘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겨우 10여분 남짓 대화하고 나서 혹하고 넘어가 낯선 동네에서 3일을 같이 돌아 다니기까지 하고는

그 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연락을하고 지내고 있다.

나만 그에게 반한 것이 아니었던지 지금은 손에 꼽는 IT기업의 마케팅 본부장이 되어 대중을 홀리고 있다.

요즘 그의 해외사업 확장 얘기를 전해듣는 것이 내가 누리는 호사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고백하자면 그의 끝을 모르는 fame이 나의 motivation이 되었다.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한다.

좋은 인연이다.



2.

어린시절 로망이었던 선배가 있었다.

모든게 완벽해 보였던, 뭔가 부담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던 선배와 연락이 끊어진지 몇해만에 우연히 그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오랜 시간 궁금해했던, 그래서 전화번호까지 차마 못 바꾸게 했던 그 선배의 지금은,

내가 상상하던 모습이 아닌 것 같다.

뭔가 몰라도 될 사실을 알아버린 것 같아 종일 마음이 불편하다.

오늘 마치 어린시절의 한 장면이 쓰인 책장을 넘긴 기분이 든다.

예전보다 더 촘촘히 연결된 세상에서 누군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들여다 본다면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반성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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