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Log__Taiwan] 대만 여행을 시작하며...

travelog/Taiwan 2010. 12. 1. 22:26


2008년 봄, 대만 여행을 결정하던 시기의 나의 일상은 견뎌냄의 연속이었다.
지루함, 답답함, 구차함,,, 나는 이런 순간들을 달리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여행이란 것이 이래서 멋진거다.
빠르게 반전할 수 있으니까.

내가 대만을 선택한 이유는 두가지였다.
첫번째는 시끌시끌한 시장거리(옛 것 일수록, 복잡 할 수록, 사람냄새 날 수록 더 좋은) - 그런 이유로 '지우펀',
두번째는 당장 떠나고 싶은데 비행기표를 손에 넣는데 1주일이면 충분하면서 거리가 3시간 이내인 곳. 

늘 그렇듯 대부분의 여행에 떠난다는 계획만 있다.
나머지는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측불허, 불확실성. 여행은 이로 인해 더 진한 매력을 부리는 거니까.

그렇다. 난 주로 즉흥적이고 낙천적인 편이다.
여행에서는 이런 내 방식을 답답해하는 사람만 만나지 않으면 즐겁다.
대만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근사한 곳이었다.
기대라기보단 나에게 '대만'에 대한 이미지는 '효도관광'과 'A적 매력도 B적인 매력도 아닌 어중간한 장소'
그리고 '파운더리 반도체회사들(직업병-_-)'이라는 약간은 네거티브한 것들이었다.
 
사실 어떤 곳이든 여행을 떠남에 있어서 많은 것은 필요하지 않다.
내가 발 딛고 선 그 곳에 나를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 그만으로 충분히 마음이 가벼워진다.
반전여행을 계획할때의 필요충분 조건은 이거 하나면 충분하다.
나를 평가하는데 그 어떤 배경지식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나는 매일 다른 나를 시도 할 수 있다.
오늘은 어느 클럽에서 아주 섹시하고 세련 된 멋진 여자로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내일은 길거리 어느 까페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조그만 동양여자애로 혼자 밥을 먹는,
그 다음날은 해변에서 썬탠을 하는 많은 사람들을 제치고 튜브사서 바다에서 소리 지르며 파도타기 하는 늙은 '애'로,
또 어느날은 거리에서 만난 어느 멋진 녀석과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햅번처럼
(지극히 보수적인 사람으로.. 난 사실 이건 못 해봤다. 늘 꿈만 꾼다.),,
내가 어디에 가든, 무엇을 하든, 어떤 것도 개의치 않고 모두 가능할 것 같은 그런 기분이라니,, 근사하지 않은가?!

여행을 하면서 같은 것을 보고 느껴도 그에 부여하는 의미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여행자라하면 의식적으로 '내가'한 무엇에 대해 무한대의 특별함을 부여하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인지라,
나의 대만여행기 또한 꼭 대만이라서,라기 보다는 그냥 '내가 겪은 대만이라서'가 전제되어야 할 것 같다.
어느곳을 여행하든 여행자인 나는 그들의 일상중에 잠깐 끼어들었을 뿐,
내가 그 순간 거기에 있기 때문에 무엇이 일어나거나 벌어지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
난 그들의 많은 일상 중 단 몇일을 같이 살았고
그들의 일상이 나에겐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특별함을 주었을 뿐.

다만, 그들이 더 낯설수록,
내가 상상할 수 없었던 세상을 보여줄 수록 더 흥미진진하겠지.
 
대만이 재미있다고 생각되었던 건,
타이페이 시내 인포 여기저기 책자 표지모델이었던 F4(유명 연예인이란다) 때문이 아니었다.
낯선이에게 우호적이고 친철한 그들- 대만사람-,
그리고 그들의 독특한 신앙문화 때문이었다.
 
이 글을 읽고 있을 '뭇 사람'들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동안은 나의 시선으로 함께 대만이라는 나라에 애정을 부려주길 기대해본다.




어쨋든 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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