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Log_USA] 할로윈 파티 날 있었던 일들

travelog/USA 2012. 11. 9. 09:43


어른을 위한 매드니스데이라 할까..

거리에 쏟아져 나온 미친어른들이 많았고, 나도 동참하기 주저하지 않았다ㅋㅋ

그냥 길거리에서 찍은 사진들인데, 똑같은 코스튬이 없었다.

니들 참 창의적이다. 나, 감동했어.








1.

우리나라 애들한테 '와~ 너 영어 잘한다'하면 주로 이런 반응이다.

"아니에요,, 잘 못해요"

같이 사는 룸메이트가 8개국어를 하시기에 

'너 이탈리안, 스페니쉬, 포르투기스, 차이니즈, 재패니즈, 프렌치 거기다 져먼까지 해?'했더니

밸리댄서로 변신하시던 도중(그녀의 할로윈 컨셉.. 거리에서 흥분해서 춤추다 밸리치마가 벗겨지기도..-_-)

심플하게 툭 "너도 하면 되" 이런다.



2. 

나이스드레스(별명)를 기다리며 섹시 간호사(나의 코스튬ㅋㅋ)는 오늘도 스타벅스에 갔다.

작은 컵에 미듐로스트로 해주시고 너무 뜨겁지 않게 주세요, 했는데 못알아 듣는다.

똑같은 말을 스패니쉬로 다시 해주고 나서야 알아듣는다.

'내 영어 발음이 좀 알아 듣기 힘들지?' 했더니,

"나도 니네 나라가면 애들이 못알아 들을텐데 뭐, 영어발음보다 스페니쉬 발음이 쉬워?"한다.






3.

커피를 받으려 서있었다.

생판 첨 본 애가 오늘도 말을 건다. "what a pretty girl"

첨엔 하도 자주 들어서 내가 이 동네에서 이렇게 먹어주나? 했다.

'I'm not V~~~~ery avaliable'이 대부분 멘트이나, 가끔 일행이 올때까지 놀아드리기도 한다.

나는 이제 오지랖 넓은 뉴요커니까.







4.

Sweetie~~ My Sweet heart~~

오늘도 나를 부르는 소리다.

이들의 친근함 표시는 나의 그것과는 좀 다르다.

이건 아직 적응이 안되었다.

어디가나 사랑받는 인생-_-, 다만 속도가 좀 달라졌다.






5.

베네수엘라 친구가 생겼다.

카라카스에서는 한달에 500명이 살해당한다고 했다.

일상이 아니라 전쟁이라고.

운전을 하다 졸리면 갓길이나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잠시 자고 다시 운전하곤 했다고

나는 그게 안전을 위해 났다고 생각한다는 얘기를 하는 중에 이 500명 얘기가 나왔다.

그가 말했다.

"너 엄청난 나라에 사는구나, 지구에 그런 나라도 있니? 미국도 길에 차세우고 자면 안되. 나의 다음 생은 한국에서 하고 싶구나."






6.

불가리아 친구도 생겼다.

뉴로써져리 레지던트 1년차.

한국드라마에 미쳐있다.

파티에서 날 꼭 만나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기에 멋진남자인가 기대했더니,

섹시한 여자였다.

얼마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석을 하던 것이 생각났다.

한국 드라마, 음악이 한 장르가 되었다. 분석의 대상이 된거지.

문화의 엄청난 영향력을 실감한다.

월드컵, 드라마, 노래. 

역시 사람들은 노는 걸 좋아해, 흡수력이 남다르잖아?

진리-몰입은 재밌어야 한다.




7.

하프아메리칸, 하프에스파뇰라 뉴요커 18년차 친구도 생겼다.

내 나이밖에 안보였던 그녀는 18살 아들이 있단다. ㅡ_ㅡ

푸에르토리코에서 유학중이며 매일매일 그리워 한다는 아들 사진을 보여줬는데 모자가 아니라 남매 같았다.

뉴욕 최고 호텔 The Lowell의 슈퍼바이저, 

평범한듯 보였던 그녀는 마이크를 쥐자 사람 마음을 주무르는 스피치를 했다.

나의 첫 할로윈은 당신 목소리로 소설이 쓰여지는 느낌이야.


8.

나이스드레스는 비극앞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니네 집 괜찮아?'

"응 우리집은 3층이라 괜찮아. 근데 밖으로 나오긴 좀 곤란했어."

녀석이 사는 이스트빌리지는 허리케인으로 허드슨만의 일부가 되었다. -_-

'집 수리 할거야?'

"뉴욕은 집수리 하려면 주 허가를 받아야해, 뉴욕이 랜드마크인 시인지라 지 집도 지 맘대로 못고치지, 그래서 외벽은 두고 내부만 고쳐야 되는데 이럴경우 비용이 엄청나, 맨하튼 애들이 쥐와 같이 살수밖에 없는 이유야"


9.

거리에서 만난 미친녀석.

일생 한번도 바바리맨을 만난적이 없는 나는 미국에 와서야 그런놈을 처음 보았다.

에이 진짜! 어떤 녀석이 다가 오길래 뭐지?했는데 내 앞에 서서 음흉한 미소를 흘리더니 저렇게 펼쳤다.

당황하지 않은 척하고 사진 찍어 드렸다. ㅡㅡ;;(사실 완전 놀랐다 젠장)





10.

마이클잭슨을 만났다.

외신에서만 듣던 마이클 말고, 진짜 마이클잭슨에 대한 미국애들의 마음이 궁금했다.

'마이클 잭슨이 너의 우상이야?'

"그럼! 그는 전설이야! 하지만 나의 꿈은 아니지. 너 마이클이랑 사진 찍을래? 자 이리 와." 





11.

토미힐피거 독일 리테일 총괄 매니져와 BASF HR매니져도 만났다.

"한달 휴가왔어."

'휴가? 목적없는?'

"순수하진 않지. 너는?"

'공부해, 뭐.. 순수하진 않지ㅋㅋ'

"독일 와봤어?"

'응 카셀이 좋았어'

"OMG, 거기 뭐가 있어? 비즈니스하던 기억뿐, 카셀은 최악인걸"

'나는 외국인이잖아, 그냥 거대한 숲이 좋았어, 그래 너희에겐 그냥 일상 풍경일수도. 너희는 어떻게 아는 사이야?'

"우리 고등학교부터 친구야. 비즈니스가 전공이라니 물을께. 잘나가는 사업과 부진한사업 뭘 고를래?"

'부진한 사업! 나머지 다 밟고 살아남아 독점하는게 사업의 기본이지. 경쟁은 독점보다 절대 강할 수 없다고 생각해.'

"hh.. are you on facebook? I want to keep getting in touch with you."

'no, I'm not hhh, Il y a la maniere... ah.. sorry, I've other way.'


12.

Ian, 하버드 로스쿨 1년차.

나의 밸리댄서 Alba와 함께 파티중간 사라졌다.

알바야,, 걔는 그냥 학생이야,, 걔가 뭘 알겠니;;라고, 얘기해 주고 싶었다.

알바는 관리인과의 논쟁을 trial까지 끌고 가고 싶은 모양이다.


13.

Andrew, 아파트 관리인.

알바와 말싸움하다 흥분해서 문을 어깨로 밀쳤는데(알바가 집안에서 문을 잠갔다)

집안에 있던 알바가 경찰에 신고를 했다.

3분만에 출동한 경찰이 베니스가면을 쓰고 턱시도를 입은 그를 문 앞에서 잡아갔다. ㅡ_ㅡ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이 사건덕에 bail bond라는 미국의 희한한 인슈어런스 제도도 알게 되었다.

알바는 무서웠다며 눈물로 경찰에 5분간 호소를 했고(연기력이 헐리웃이다), 나는 졸지에 참고인되어 여권을 스캔당하고 진술을 했다.

사실, 난 앤드류가 잡혀갈만큼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이건 그냥 흔한 논쟁같은데.

쌍방얘기 다 듣긴 하는 것 같은데 일단 물리력이 동원되면 체포할 수 있는 희한한 시스템. 



이렇게 써서 정리하고 보니 하루가 정말 다채롭구나.


나의 요즘,

하루는 길고 한달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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