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튀니지] Cast an Anchor to Windward > 2000년 전의 바람이 부는 곳,,, Dougga. - #1

travelog/Tunisia 2011. 1. 23. 10:38


바람이 부는 곳을 향해 닻을 내리다.







뜬금없는 위치에 대충 널브러져 있는듯 보이는 Dougga는 지금은 잃어버린 도시다.


기원전 2세기경 유목민족이던 누미디아인에 의해 시작된 도시로,
카르타고와 로마의 제2차 포에니전쟁 때 다행히도 로마편을 들어 로마에 편입되어
카르타고보다는 로마 유적이 비교적 많이 살아 남았다.
유적 중앙의 바람 광장을 필두로 주피터 신전, 타니트 신전, 목욕탕, 아레나 등 로마유적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렇게 한때 영광을 누리던 이 도시는 반달족의 침입으로 황폐화된 후 지금의 작은 마을만 남게 되었다 한다.










대부분의 유럽식 유적처럼
잘 꾸며진 남의 집 정돈된 정원 같은 느낌 보다는
내버려진 초원같은 무신경함, 그 자체로.
그렇게 역사와 같이 무심히 잊혀진 채 흘렀다.










뭇 사람들이 이 방치된 아름다움을 사랑하든, 허무해하든,

상관없이..
그렇게..
2000년을 그 자리에서...







나는
이 방치된 아름다움이 좋다.







이 공기도,

이 초록도,
이곳에서의 시간까지 모두,
진짜다.
내가 현재를 살고 있는데도.

이 2000년 된 유적위를
걷고,
만진다.
이래도 되나 싶게, 하하하..





높고 청명한
 하늘,

몽글몽글한 구름,
낮은 구릉,
넓은 초원,
총 천연색 꽃들,
그 사이의 나까지,
너무나 생생하다.




























내 가방을 맡아주고,

우리를 이 잃어버린 도시까지 데려다 준 테베숙의 초콜렛 파는 아저씨의 친구는(친구의 친구는 참.. 길기도 하다 ㅋㅋ)
우리가 길을 잡아 올라가다 뒤를 돌아 볼때마다 손을 흔든다.
기대에 가득찬 눈을 하고서..
그래서 나도 손 흔들어 대답했다.



아저씨네 나라에 도착한지 딱 이틀, 난 정말 이 나라에 반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좋은 것만 듣고, 보고, 겪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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