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성찰.

lifelog 2013. 5. 6. 15:14



나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여겨지고 싶은 욕망 뒤엔 

언제나 타인과 다른것에 대한 부담과 불안이 함께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늘 '아임어썸'을 외치는 이 인간들 틈에 끼기 전까지는 50년 뒤쯤엔 석유매장량이 바닥이 날 것이라는 사실만큼이나 이것은 내게 fact였다.

하지만 다른 관점이 개입되야 함을 깨닫고 있다.

아니, 이미 오래전부터 나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관점의 정리가 필요했을 뿐. 



인간은 원래가 불완전한 존재다.

불완전한 존재가 끊임없이 자기 합리화를 통해 존속을 이어나간다.

끊임없는 자기 위안은 삶을 이어가는데 필수적으로 보인다.


스타벅스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만해도 내 옆의 앉아 있는 동양인으로 보이는 여학생 두명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버드를 졸업한 학생 중 50%가 나중엔 범죄자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니?"

"응, 그 좋은 머리로 경제사범이든, 강력사범이든 더 쉬울거야 그렇지 않니?"

"좋은 대학을 진학한 사람이 과연 이 나라를 이끄는 1%일까? 아마 아닐걸?"

"하지만 나중에 혹시라도 그들을 상사로 두고 그 밑에서 쩔쩔매고 있을 나를 상상하고 싶지는 않아."

"그나저나, 이번 공모전.. 이해가 않가. 그 애들이 우릴 떨어뜨려 놓고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


대화가 장황해 보이나 두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버드 가고 싶은데 힘들겠지?'

'공모전 되고 싶었는데.'



극단적인 관점에서만 인간을 이해하자면 인간은 세가지 종류인 것 같다.

아니, 이 세가지 유형을 정신없이 왔다갔다하고 있다. 

사람마다 비중의 차이가 있을 뿐.

1. 자기합리화형

2. 자기비하형

3. 자아도취형


1-2 구간의 싸이클.

현재가 불안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까닭에 현재를 합리화하는 많은 장치들을 찾아낸다.

마음의 피난처를 발견할 적당한 명분만 찾는다면 당분간은 안전하다.(종교가 이런 까닭으로 그렇게 쉽게 세상에 내려 앉았는지도 모르겠다)

그 불안이 다시 고개를 내밀기 전까지는.

그러다 불안이 고개를 내밀면 자기비하가 시작된다.

불현듯 세상에 둘도 없는 루저가 된것 같고,

세상은 너무나 그럴듯하게 돌아가는데 나만 디딜 땅이 없는 것 같고.

평범함에도 못 미치는 것 같아 괴롭고, 평균이 아닌 것 같아 괴롭다.

그러다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화이팅을 외치며 기분전환 할 적당한 액티비티를 찾아해맨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나쁜 상황을 가정하며 지금이 더 나은 이유를 찾아내서 합리화 한다.

위안이 된다.

무한 싸이클이다.


1-3 구간의 싸이클.

특히 요즘 많이 겪는 유형이다.

"벤자민, 너 이번 PT 장난 아니던데? 천만은 문제도 아니겠는걸?"

"응 그렇지? 내가 좀 어썸(한국말 표현이 어색해서 그냥 awesome)하거든."

"근데 비젼이 좀 부족해. 다음 단계도 제시해야 할 것 같은데? 현실감 좀 키워보자"

"세상에 없는 걸 만들려면 공상에 기대야하지. 넌 기업가 정신이 부족해.

 아마도 경직된 너희나라의 조직문화 때문일까?

 상상만 하면 뭐든 이룰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 온 나로서는 

 이 너무 재고 따지는 분석이 안맞을때가 있는 것 같아."

"창의성의 문제겠지. 이 자식아. -_-"

"정말 궁금해서 묻는데 넌 정말 한치의 의혹도 없이 니가 늘 어썸하니? 오해하지마. 정말 궁금해서 묻는거야!

 아니면, 어썸마스크 뒤에 어썸해지고 싶은 너의 합리화가 숨어 있니?"


주변을 둘러싼 셀 수 없는 2-2-2-2-2 예를 들 필요도 없이 넘쳐나는 합리화들.

1. 이란 출신의 아크람이 말했다.

  우리 법엔 이런게 있어.

  남녀가 간통했을 때 여자가 남자의 간통을 고소하면 여자가 남자의 죄를 증명해야하고, 

  남자가 여자의 간통을 고소했을땐 여자가 자기 무죄를 입증해야 해.

  그래서 나의 발언권이 이 만큼인 것에도 난 감사해.

  이 정도의 부당한 대우는 아무것도 아니야.

   역시, 미국은 멋진 나라야. (헉)

2. 아크람이 너무나 우아한 드레스를 밟고 계단에서 굴렀다.(길다 했어)

   "깁스까지할 줄이야.. 괜찮냐?"

   "신의 뜻인가봐."

3. 섀넌에게 물었다.

   "인턴쉽 답장 왔어?"

   "아니 거절당했어. 근데 생각해보니 그 기업은 XX 점에서 나의 10년후 커리어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 차라리 잘됬어."

4. 매일 누군가에게 반하는 린에게 물었다.

   "지난 파티에서 만난 남자 맘에 든다며? 다시 데이트 했어?"

   "아니(나중에 들으니, 그 자리에서 관심 폭발처럼 보였던 그 분이 나중에 다시 연락이 없었다는..)

    근데, 사실 대화가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런데, 이딴 글은 왜 쓰고 있냐고?

희미해지는 내 존재감을 붙잡고 싶어서?


아.. 머리 좀 식히려고..라고 자기합리화를...-_-



글을 정리, 마무리 하면서 교훈하나. 당당하자.(합리화 변명 두번할 때 쿨하게 인정도 한번쯤. 일단 이 정도 비율로. -_-)

예를 들면?


1. 하버드 가고 싶따!!! 죽도록 해보자!! 해도 안되면? 인정하자. 실력이다.

2. 공모전 당선에 최선을 다했다. 떨어졌다. 1등에게 "너라도 잘해라" 진심으로 얘기하자...는 개뿔... -_- 양심은 속이지 말자

3. 나도 얘기하자. 뒷면없이 진심으로 "아임어썸."

4. shut up~ 나도 말 좀 하자. 너희가 네이티브라는 걸 나도, 너도 알고 있단다...

5. 다리 다쳤어. 역시 이 기럭지에 그 길이 드레스는 좀 무리였어. 다음엔 하의실종을.

6. 그 기업 인턴쉽 꼭 하고 싶었는데 아쉽군, 3년내에 나를 놓친 걸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어.

7. 그 남자 맘에 들어서 내가 먼저 데이트 하자고 했어.




아주 큰 바다를 건너 멀리가도, 사람들은 아주 다르기도 또 아주 비슷하기도 하다.

그래서, 적응이라는 단어는 별로 필요치 않았던 것 같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제발 시간아.. 내 편 좀 들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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