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보다 신화를 깨뜨려야 한다

lifelog 2014. 7. 1. 13:57

4개의 미팅이 있고, 이제 겨우 한개가 끝이 났는데 시간이 둥~ 떴다.

그제까지 유령같았던 일정이 오늘에서야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 나도 너처럼 살고 싶다."

요즘 가끔 듣는 이야기다.

이 뒤에 따라오는(.. ) 거의 비슷한 이야기와 질문들에 '응, 좋아'라고 진심으로 거짓없이 답할 수 있지만 사실 조심스럽다.(그래서 주로 엉뚱한 답을 한다)

의미있는 질답은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동상이몽이라고 할까,

어떤 상황이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쌍방의 가치관, 각자의 삶에 대한 개인의 인사이트가 그 답을 재해석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상황에서 매력적으로 보였을 그 무엇이 자기 자신이 만들어 내는 '타인을 신화로 만드는 자신의 환상'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심지어 나는 '오늘 나 꽤 멋지잖아?'라고 도취에 빠지면서 스스로를 그럴듯하게 신화화 할때도 있다.

그럴때면 절친 SH가 머리속에서 튀어나와 늘 이렇게 물어본다.

'진심이야? 거짓보다 신화를 깨뜨려야 해.'

이 물음에 다시 한번 내면의 진실한 나와 마주보고 재차 묻는다.

'잘했니?'


결과 혹은 단편적인 사건이 모든 것을 대변하지 못한다.

진실은...

14시간 비행기 타고 온 바로 그날 저녁에 컨퍼런스가 있다거나,

일과 시험이 겹쳐 거의 일주일을 제대로 못 자고도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시험을 보고 나와

토할 것 같은 상태로 퀭한 눈을 화장으로 가리고 저녁 8시 갈라디너에 갔다가 나와서,

새벽까지 다른 약속이 겹치는,,,(그것도 주말에)

중 노동.

사실, 멋있어 보이는 단편의 시간들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계속 사람을 만나고 수없이 미팅을 하고, 갈등하고, 토할 것 같이 공부를 한다.

함정은 이게 정말 신난다는데 있다.

목표로 하는 삶이 정말로 후회없이 좋으려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원하는 것의 본질을.


잘나가는 댄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화려한 무대가 아닌 연습실에 쳐 박혀 보낼 것이고,

성공한 상인은 대부분의 시간을 돈세는 것이 아닌 손님의 비위를 맞추는데 보낼 것이고,

유투브의 스티브 첸도 지금의 신화 뒤에 하루에 16시간씩을 코딩만 하는데 보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혹시, 24시간 계속 노는 것이 진심으로 행복하다면 민생고를 해결할 창의적인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


핵심은 그 대부분의 시간에 있다.

그래서 한 사람의 정체성은 돈에 있지도, 명예에 있지도, 인간관계에 있지도 않다.

그 대부분의 시간을 채울 일에 내가 신날 수 있는 선택을 해야한다.


미래에 행복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현재를 행복하지 않게 견디며 사는 것 만큼 모순적인 일이 없다.

그런 사람의 자기합리화는 모두 변명이다.

변명없이 담백하게 살고자

하고싶은 걸, 할수있을때, 다 해보기로 한 것,이 사실은 내가 선택한 것의 전부이다.

하지만 인정한다, 

모두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고 누구든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잘못된 선택은 없으며, 어떤 방향으로든 노력은 충분히 응원받아 마땅하다는 것을.




비틀비틀 왔다갔다 하는 내게 늘 신화같은 당신이 오랜 부재를 깨고 돌아온다는 메일에 잠깐의 breaking이 정말 break 됐다.

조용호의 [떠다니네]를 필두로.

 "몸이 뿌리를 내려도 마음이 떠돈다. 

  붙박였다고 갇힌게 아니고

  떠난다고 늘 자유로운 건 아니다."

 

버선발로 뛰어나갈 것을 미리 얘기드리며, 휴대폰은 제가 사드리는 걸로.

나만큼이나 연락 안되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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