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식 이름

lifelog 2014. 12. 31. 14:22



스페인계 친구들의 이름은 익숙치 않을 뿐 아니라 길어서 전부 기억하기가 힘들다.

기본적으로 이름이 [이름+아빠성+엄마성]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콜롬비아 출신 아버지를 둔 마이애미에서 태어나 뉴욕의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친구의 이름은 Diego Hernandez Rodriguez다.

이름이 Diego, 아빠성이 Hernandez, 엄마성이 Rodriguez인 것이다.

자기소개를 할때는 보통 아빠성까지만 얘기를 한다.

그러니까, Diego Hernandez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 녀석이 Teresa Lopez라는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이 여자의 이름은 Teresa Lopez de Hernandez가 되었다.

그리고 이 둘이 애를 낳아 이름을 Jose라고 짓자 그 애는 Jose Hernandez Lopez가 되었다.


미국 친구들은 여자의 경우 결혼과 동시에 자신의 패밀리 네임을 버리고 남편의 성을 따른다.

한국은 결혼한다고 여자의 패밀리 네임이 바뀌진 않지만 자식은 남자의 패밀리 네임을 따라간다. 

여기엔 인류학적 요소와 블러드라인의 역사와 문화적 정서 그리고 유대,, 각 민족별 많은 이유가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여자의 입장에서,

대를 거듭해도 엄마의 가문과 아빠의 가문을 모두 전승하는 스페인계가 더 민주적이고 합리적이다 말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미국식이 결혼과 동시에 호적을 파는 제도를 가졌다고 생각하거나 가문을 통합하는 효율적 방법이라 생각하지도 않고,

한국식을 가문의 일원이 되지도 못하고 패밀리 네임을 전승하지 못하게 한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그냥 이런 각각의 관습의 기원이 좀 궁금해졌을 뿐이다.


갑자기 이런 생각을 왜하냐면,

키안티의 그 녀석이 도착했기 때문이다.

Mauro Perez Gonzalez..

녀석의 복잡한 이름을 떠올리다가 멀리까지 갔다.


2014년의 마지막 날,

예술가적 기질이 있지만 내가 아는 가장 강력한 리더쉽인 그와

내 옆에서 늘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를 하는 에드워드의 만남을 주선할 예정이다.


삶이란 시간의 강을 거슬러 헤엄치는 일이다.

때로는 빠르게, 때론 천천히 흘러도 강물이 흐르는 것을 멈추지 않는 것처럼 시간도 그렇다.

조금전보다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저 멈춰있는 것이 아니다, 조금씩 퇴보하고 있는 것이다,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길땐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떠내려 가니까.

하지만 이 모든 와중에도 더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삶은 그 끝을 알 수 없으니 과정이 즐겁지 않다면 그 시간 자체가 쓸모없게 된다. 

(이런점에서 버나드쇼의 묘비명은 정말 늘 걸작이다)

100원이 50원으로 줄면 50%가 줄어드는 것이지만 50원이 100원으로 회복되려면 100%가 늘어나야 한다던 

'잃지 않는 소중함'이라는 말도 기억하자.

앞으로의 전진도, 일상의 사소함을 지키는 것도, 재미있는 인생도, 모두 중요하다.


2015년, 예감이 좋다.

모두에게 멋진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내년의 키워드는 'advance' 그리고 'sustai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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