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lifelog 2015. 3. 18. 12:08



한건의 전시회와 한건의 미팅이 있어 베가스에 간다.

arrival time을 departure time으로 착각해 바보같이 5시간이나 빨리 공항에 와서 멍을 때리고 있다.

가장 가까운 지인 중의 한명이 거지같은 상황에 빠져있는데 나는 딱히 구해줄수가 없는데도 어제밤 하릴없이 골몰하다 어처구니 없이 시간을 착각했다.


처음엔, 황당했고,

그 다음엔, 반대로 착각하지 않아 비행기를 안 놓쳐 다행이라 생각했고,

지금은, 덕분에 간만에 글도 쓰고 책도 몇 줄 읽을 시간이 생긴 것 같아 즐거워 졌다.

여기서 신의 한수는 어제 선물받아 급히 가방에 넣어 짐에 어쩌다 따라온 아직 첫장도 넘기지 않은 이 책이다.

함정은 내가 준비한 책이 아니라는데 있지만.


요즘 준비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우산을 준비하면 소나기를 피할수 있다는 류의 위기 대처에 대한 준비보다 

어떤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포석을 깔수 있는 준비에 대해 생각하고 싶다.

전자보단 후자가 능동적이니까.

정말 눈 앞의 소나기를 피하면 그 비로 인해 어떤 해도 입지 않을까?

눈 앞에 놓인 위기를 지금 피하기만 하면 그 다음은 다 괜찮을까?

사실 내가 어떤 말을 해도, 그녀는 결국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릴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그저 이용되기만 할테지만 그래도 끝없이 얘기를 한다, 딱히 할 수 있는게 없으니까.


베가스에서의 미팅은 w 리조트 그룹의 파이낸셜을 쥐고 있는 중국계 미국인과의 만남이다.

물론 리츠는 웨이홍이 진행하겠지만,

나는 강원랜드에 가서 딜러 아르바이트라도 해볼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사실 가장 큰 난제는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모르는데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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