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lifelog 2015. 3. 25. 15:19


아몬드를 먹을 땐 우유를 먹는다.

사과는 감자칼로 깍는다.

이런저런 물건에 자꾸 내 이름을 써 놓는다.

계단을 오를 때 숫자를 센다.

집에 돌아올땐 일부러 한정거장 전에 내려 집까지 걸어오지만 나갈땐 한정거장 거리도 차를 탄다.

나에게 의지하는 사람에게 애착을 부리지만, 역으로 내가 의지하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다.

사람에게는 습관이라는 것이 있다.

살면서 자신을 관찰하게 되지는 않기 때문에 주로 타인에 의해 내 습관이 뭔지 알게 된다.


하지만, 요즘 의도적으로 들인 습관이 생겼다.

다행히 잘 안착하고 있는 것 같다.

바로, 운동.

워낙 좋아하는 레포츠류의 이벤트성 운동이 아니고 원래는 그렇게도 싫어하던 웨이트 트레이닝.

한국에 있는, 3개월째 나의 트레이닝을 맞고 계신 열혈 트레이너님께선 오늘도 부지런히 문자를 날리셨다.

"원두커피라도 식후에 바로 먹지말고, 오늘도 빼먹지 마!"


호텔방에 돌아오자마자 도착한 이 메세지에 하루종일 꼿꼿히 서있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웃으며 피트니스로 내려갔다.

줌바 강좌가 있다는 꼬임에 넘어가(미얀,, 오늘은 웨이트 스킵~) 1시간 추고 나와 심장이 너무 뛰어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덜덜 떨리던 아드레날린 가득한 손도 1시간동안 웃느라 아픈 배도 모두 진정이 되었다.


하루 중 정해진 시간을 피트니스에서 보내는 남자를 재미없다 생각했는데,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을, 엄지손가락 첫번째 마디가 굵은 사람만큼이나 신뢰하기로 했다.



좋은 습관이 점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러다 재미없는 사람이 되지 않을 정도까지만.


알리의 말처럼 다이어트, 건강 따위를 위해 온통 허비할 만큼 인생은 길지 않고,

맛있는 음식과 환상적인 술도 세상엔 너무너무 많으니까.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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