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lifelog 2014. 6. 16. 01:31


명절이 싫은 외국인 노동자의 마음을 이해했다.

남의 나라 주말이 지나간다.

나를 사랑한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나의 마음을 아는 사람이 있었을까. ㅡㅡ;


머리속을 환기하고픈데 

저녁 약속의 어중간한 시간때문에 

몽뻬르까지 가지도 못하고 시떼의 작은 서점에 들렀다.


중고서점에서,

얇고 낡아서 오래된 시집인 줄 알고 집어 들었는데 Andre Gorz의 책이었다.

[Lettre a D]

이 와중에 정통 로맨스!!!..라니...(백년만에)


그런데 의외로 수작이다. 

이런 연애편지 같은 로맨스 소설이 예상을 깨고 끝까지 읽혔다.

담백하고 간결한 문장에 더 솔직한 진심이 느껴지고, 더 설득력이 깃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늘은 앙드레, 당신에게 한 수 배웁니다.

[담백] [간결] 그리고 [진심] [설득력]


책 초반에 그는 "나를 너무 사랑하는 당신에게 나는 사랑을 베풀어 준 것 뿐이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사랑했다."라고 솔직하게 시작하는데,

마지막은 이렇게 끝이 난다.



"당신이 죽고 나서 내가 혼자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이런 말을 했었지요.

 혹시 우리에게 두번째 생이 있다면, 그때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책방 앞 벤치에 쭈그리고 앉아 책을 단숨에 다 읽고 여운에 빠져 있는데 서점 주인이 말했다.

"위대한 지성이지요. 앙드레 고르는.

 특히, 그 책은 거의 20년 넘게 그가 병 간호했던 아내와의 일에 대한 그의 고백과도 같은 책입니다.

 그리고 그는 84세에 그의 아내와 동반 자살을 했죠."




끝내주는 봄 날씨에, 

해도 거의 10시에 지는,

이 긴긴날,

오늘의 로맨스는 그렇게 호러로 막을 내렸다...

결국 끝까지 사랑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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