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stronomia

lifelog 2014. 9. 5. 16:19

내가 생각하는 인생은 보물찾기 같은거다.

그것도 빵빵한 GPS 달린 스마트폰도 없이 낡은 지도 한장에 의지해야 하는.


이 판에서 나의 나침반은 사람이다.

잘못된 만남으로 길을 잃게도 만들고,

친구가 되어 같이 걸어주기도 하며,

멘토가 되어 방향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여느 보물찾기처럼 그 끝에 뭐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저 '끝내주는 뭔가가 있어.'라는 희망으로 헤매고 있을 뿐이다.

보물지도의 힌트는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끝내 무엇도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은 옵션이다.


보물을 찾는 과정에서 겪게되는, 

인생에서 부딪히는 여러 어려운 문제들은, 노력한다고 다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알고 있다, 그런 문제들을 잘 안고 같이 가는 방법을.




지난해 캐나다에서의 아비트레이션 때,

이 보물찾기 얘기를 나는 션에게 했고,

그때 내가 이어서 얘기하려던 그 다음 말을 놀랍게도 녀석이 했었다.

   그럼,

   그 여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가'에 대한 것이겠군

                                                                                  ┛


그는 거리까지 알고 있는 나침반이다.



오늘 오랫만에 다시 만난 녀석은 당시 우리가 마셨던 

그 지역에서만 나는 맥주를 들고 왔다.

'자, 스탬프 쾅! 그때 우리가 찾은 보물이야! 아니, 전리품인가?'





'와우.. 이 보물 옮기느라 힘 좀 썼겠는데? 공항에서 안 잡디?'

'난 gastronomia를 추구하는 여행자거든 하하하'



전세계에 공평하게 왔다 가는 그런 새벽이다.

아침 비행기를 타려면 지금 당장 자던가, 아예 밤을 새던가 결정해야되는 시간.

결정의 시간은 늘 온다.

올때 하루를 벌었으니 돌아갈땐 하루를 잃을 것이다.

공평하다.


당장 자기로 결정했다.

한가지를 얻었으니 다른 것은 잃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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