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거절
어제 신주쿠의 한 대로에서 왼쪽엔 '한국인과 중국인은 일본을 떠나라', 오른쪽엔 '외국인을 존중하자, 인종차별 하지말자' 팻말이 팽팽히 맞섰다.
양쪽 다 일본인이다.
그 바로 뒷블럭엔 한인상가도 있다.
불매운동 뭐 이런게 아니라도 한류가 한물 가기도 했고 팔고 있는 상품군도 좀 허접해 보이긴 하나,
하지만 그럼에도 상상할 수 없을 수준으로 경제여건이 내몰리고 있는 모양이다.
한창 호황일때 그 비싼 땅에 10년 월세를 그것도 빚으로 한꺼번에 계약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 와중의 이들에게 도움안 될 계약이 이 곳 도쿄에서 오늘,
태국, 싱가폴, 런던에서 온 바이어와 이뤄졌다, 내 손을 타고.
에디는 말한다. 비즈니스에 옳고 그름은 없고, '된다/안된다'만 존재한다고.
(정말?)
요 근래,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억지로 맞추면 한가지 단어로 귀결할 수 있다.
'거절'
나의 '거절'과 그의 '거절', 또 그들의 '거절' 사이에서 늘 더 나은 해결의 답안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사실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고 '더 나은'은 없다는 것을.
나는 오늘 또, 눈을 감고 '다 지나가리라, 다 지나가리라,,'를 마음속으로 무한 반복중이다.
그리고 이미 이것도 알고 있다.
어떤것도 결코 그냥 지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사랑받고 싶다는데, 가는데마다 '거절'과 만난다.
이 좁은 호텔방에 앉아 거리의 시위를 내려다 보고 있자니 '안된다, 싫다'는 소리를 1:1로 듣고 있는 것 같다.
저 시위는 그냥 니가 너라서 싫다는 답도 없는 얘기잖아.
무수히 만나는 일개 해프닝일 뿐인데 오늘따라 정신이 예민하게 반응한다, 외롭다.
파리-제주도-도쿄,
무슨 교훈을 주시려는 복선이신가요?
아이언맨에게 물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