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Camera eats first!
나의 아름다운 비서는 무려 띠동갑인데 이 아이의 행동과 취향을 보면서 요즘의 세대를 학습하고 있다.
이들은 트렌드와 가십의 첨병으로 현재 소비의 주류이거나 혹은 미래 소비의 주류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은 뭘 좋아할까.
근래 읽은 어떤 보고서에 90년대생인 이 밀레니얼은
성장의 기회가 있는 시스템을 중시하고 회사도 그렇게 선택하며 공정성과 자율성에 목을 맨다고.
호구가 되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고 간섭을 싫어하지만 또 피드백은 반드시 필요하며 좋아요가 익숙한 세대로 본인 사진은 물론 심장박동, 걸음수까지 인증한다고.
관여와 인정 받음을 중시하고 공감이라는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한발 떨어져 봤을 땐 잘 공감하지 못했었다.
월급이 300만원이라도 기꺼이 100만원 가까이 택시비로 쓸 수 있는 세대,
밥을 먹기전에 카메라로 먼저 찍어 인스타에 올리는 세대,
친구들끼리 만나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못 내려놓는 세대,
실제 즐거움보다 과시하는 즐거움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아 안타까워 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독려하면 늘 후한 아웃풋을 내는 이 아이의 마음을 얻고 싶다는 생각도 드니 관계를 맺는다는 건 참으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나의 취향은 수제비, 순두부, 곰탕이지만 지인이 도산공원 근처에 새로 연 브런치 까페에 동행해 점심을 함께 했다.
역시 한참 사진을 찍더니 멋쩍어 하기에 나도 안다고, "Camera eats first!" 했다.
오후엔 물마실 시간도 없게 쭉 미팅이 있었는데 존경하는 어떤 분이 얘기하신 'Listen more, talk less, be decisive when the time comes.'가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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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이들기 싫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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