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bar

lifelog 2014. 5. 28. 15:30


in the bar



호텔 앞 길게 늘어선 세단 행렬.

드레스코드는 backless.

남자는 어쩌라는거지? 생각했다.

그리고 어제 좀 덜 먹을걸 했다,고도 생각했다.


겉에서 봤을 땐 모던한 부띡호텔이었다.

1층 로비를 지나 일식당과 사케바를 지날때까지만 해도 그저 '세련됬군' 생각했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갔더니 수영장을 끼고 바가 들어와 있었다.

도시한복판 호텔안에 이런 로맨틱 퇴폐 아방궁이 있을줄이야.

수영장을 둘러싸고 놓여있는 것은 테이블과 의자가 아니고 요란한 캐노피가 달린 침대였다.

드레스코드가 이해가 갔다.

어떤 자세로 앉아도 뭔가 묘한 분위기가 난다.

 


"에디, 오늘 위대한 개츠비 하는거야?"


'쨘'(수트 쟈켓을 벗으니 개콘에서나 보던 등 뗀 와이셔츠가 나온다)


"...ㅡ_ㅡ

 May I give you a shot?

 나 그냥 막 웃으면 되는거지? 그게 뭐야 하하하 S야, M이야? 변태같아"


'저기 머리 backless 보이지? 쟤가 핵심이야. Let's get down to business.'



8시출근 5시 퇴근, 몇시인지도 모르고 라인에서 디버깅 하던 시절에는 퇴근 뒤에야 비로서 삶이 시작되었다.

요즘은 일과 놀이의 모호한 경계에 차츰 적응해 가고 있다.

삶이 바뀌었다.

요즘 내가 꿈꿨던 미래가 뭐였을까, 자주 생각한다.

사실 내가 꿈꾸던 미래의 나를 그려보니 늘 어떤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 S사의 엔지니어, J사의 투자심사역, C대학의 alumni

어린 후배들에게 아주 먼저 인생을 살아온 선배인 척 의기양양 이야기 하던 "직장을 찾지말고 직업을 찾아라."라는 나의 조언은 사실은 허세였던 것이다.


나는 이제서야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깨달아가고 있다.

그냥 막 살고 있다고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 하지만,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을 때 모두 다 하면서 사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사는게 너무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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